분묘 있는 땅 2,096건, 최저가율은 11%p 낮은데 절반은 '분묘기지권' 성립 여부조차 불분명했습니다

분묘기지권 경매 지식글 커버

토지 경매 물건 비고란을 보다 보면 "분묘 소재"라는 문구를 자주 만납니다. 남의 땅에 있는 무덤인데, 함부로 옮기거나 없앨 수 없는 경우가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저희가 비고란을 전수로 세어보니, 이 문구가 붙은 물건이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전국 진행 중인 법원경매 물건 47,644건 중 비고란에 분묘가 언급된 물건은 2,096건(전체의 4.4%)이었습니다. 그중 절반이 넘는 물건에는 "분묘기지권"이라는 단어가 그대로 적혀 있었는데, 정작 성립 여부는 대부분 "불분명"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분묘기지권이 왜 문제가 되는지부터 짚으면

분묘기지권은 남의 땅에 있는 분묘를 일정한 요건 아래 계속 그 자리에 둘 수 있도록 인정되는 권리입니다. 토지 소유자가 바뀌어도 분묘를 마음대로 철거할 수 없다는 뜻이라, 땅을 낙찰받아도 그 위에 있는 무덤은 내 뜻대로 옮길 수 없는 경우가 생깁니다.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제27조(타인의 토지 등에 설치된 분묘 등의 처리)는 토지 소유자의 승낙 없이 분묘를 설치한 경우 토지 소유자가 그 분묘의 연고자에게 이장을 청구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법이 시행된 2001년 1월 13일 이전에 설치된 분묘는 20년간 평온·공연하게 점유하면 관습법상 분묘기지권이 인정되어 온 오랜 판례가 있어, 설치 시기에 따라 취급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비고란에는 "분묘기지권 성립 여부 불분명"이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합니다. 설치 시기와 경위를 감정평가 시점에는 확인하기 어렵다는 뜻이고, 이 불확실성 자체가 가격에 반영됩니다.

실제로 세어보니, 분묘 물건은 최저가율이 11%p 더 낮았습니다

2026년 9월 22일 기준 진행 중인 물건 47,644건의 비고란을 전수 검색했습니다.

분묘 언급 물건 vs 전체 물건 실측 비교

분묘가 언급된 물건은 2,096건으로 전체의 4.4%였습니다. 평균 최저가율(감정가 대비 최저매각가격 비율, 낮을수록 많이 깎인 것)은 전체 물건이 62.9%인데 비해 분묘 물건은 51.5%로, 11.4%포인트 더 낮았습니다. 평균 유찰 횟수도 분묘 물건이 2.71회로 전체 평균 2.07회보다 많아, 더 많이 유찰되는 경향이 확인됐습니다.

분묘 언급 물건 2,096건 중 비고란에 "분묘기지권"이라는 단어가 그대로 적힌 물건은 1,114건(53.1%)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1,114건을 다시 나눠보면 489건(43.9%)은 성립 여부가 불분명하다고 적혀 있었고, 571건(51.3%)은 "성립할 여지가 있다"거나 "성립 여지 있음"처럼 좀 더 구체적으로 위험을 짚은 표현이었습니다. 어느 쪽이든 "낙찰받으면 분묘기지권 문제가 없다"고 확정해서 말한 경우는 없었습니다.

지목(용도) 분포를 보면 임야가 1,109건(52.9%), 전답이 495건(23.6%)으로 농지·임야가 전체의 76.5%를 차지했습니다. 분묘는 산이나 밭 한가운데 있는 경우가 많다는 통념과 일치하는 결과입니다.

같은 '성립 여부 불분명'이라도 비고란 정보량은 물건마다 달랐습니다

분묘기지권 경매 실측 사례

2024타경106941(창원지방법원) 전답 물건은 지상에 분묘 6기가 있고 최저매각가격이 이미 그 부담을 반영한 금액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더 특이한 점은, 지자체가 두 차례에 걸쳐 보낸 사실조회 회신 내용까지 비고란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원상회복 필요"라고 했다가, 이후 회신에서는 "묘지 부분은 원상회복 대상이 아니며 나머지 부분만 농지취득자격증명이 필요하다"로 바뀌었습니다. 유찰 16회, 최저가율은 17%였습니다.

2023타경111072(울산지방법원) 임야는 "연고미상의 분묘 1기"가 소재하고 "분묘기지권 성립 여부 불분명"이라고만 짧게 적혀 있었습니다. 연고자를 알 수 없다는 뜻이라 이장 협의 자체가 쉽지 않은 경우입니다. 유찰 12회, 최저가율은 4%까지 내려갔습니다.

2024타경107093(부산서부지원) 임야는 분묘 2기에 대해 성립할 여지가 있다고 더 구체적으로 적힌 사례입니다. "불분명"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 실제로 권리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으로 읽힙니다. 다만 감정가 자체가 5.76억 원으로 커서, 최저가율은 24%로 앞의 두 사례보다는 덜 떨어졌습니다.

2024타경106187(마산지원) 전답은 분묘 수기와 함께 "원상회복명령이 발하여질 가능성이 있음"이라는 문구가 별도로 붙어 있었습니다. 분묘 문제와 별개로 행정청이 원상복구를 명령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리스크가 한 겹 더 있는 사례입니다. 유찰 11회, 최저가율은 3%였습니다.

분묘 있는 물건, 이 순서로 확인합니다

  1. "성립 여부 불분명"과 "성립할 여지 있음"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후자는 감정평가사가 권리 성립 가능성을 더 높게 봤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어, 어느 쪽 표현인지부터 확인하세요
  2. 분묘 설치 시기가 2001년 1월 13일 이전인지 이후인지에 따라 법적 취급이 달라질 수 있으니, 현황조사서에 설치 시기 관련 단서가 있는지 살펴보세요
  3. 연고자가 있는 분묘(관리 흔적이 있는 경우)와 연고미상 분묘는 협의 난이도가 다릅니다. 연고자를 특정할 수 없으면 이장 협의 자체가 오래 걸릴 수 있습니다
  4. 최저매각가격이 분묘 부담을 이미 반영했다고 명시된 경우, 그 반영 폭이 실제 리스크에 비해 충분한지 직접 따져보고 입찰하세요. 비고란 문구만으로 판단을 끝내지 마세요

자주 하는 실수

  • "성립 여부 불분명"을 "별문제 없을 것"으로 임의 해석하는 경우 — 불분명은 위험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확인이 안 됐다는 뜻입니다
  • 분묘가 있으니 무조건 싸다고만 보고, 이장 협의나 소송에 걸리는 기간·비용을 계산에 넣지 않는 경우
  • 비고란에 분묘 기수(1기·6기 등)만 보고, 연고자 존재 여부나 설치 시기 같은 정보는 따로 찾지 않는 경우

분묘 물건은 최저가율이 평균보다 확실히 낮지만, 그 할인폭이 분묘기지권 문제를 다 덮는지는 물건마다 다릅니다. 비고란의 "불분명"이라는 단어를 안심의 근거로 쓰지 않는 것이 첫 단추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분묘가 있는 땅은 무조건 피해야 하나요?
A. 이 글에서 개별 물건을 판정하지 않습니다. 실측상 분묘 물건은 최저가율이 평균보다 11.4%포인트 낮아 가격에 일부 반영되지만, 그 폭이 충분한지는 설치 시기·연고자 유무 등에 따라 달라 직접 확인이 필요합니다.

Q. 분묘기지권이 인정되면 그 땅을 영영 못 쓰나요?
A. 분묘가 있는 부분과 그 유지에 필요한 범위에 한해 사용이 제한되는 것이지, 토지 전체를 못 쓰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제한 범위와 존속 기간은 사안마다 달라 개별 확인이 필요합니다.

Q. 2001년 이후에 설치된 분묘도 똑같이 보호받나요?
A.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제27조 시행(2001년 1월 13일) 이후 토지 소유자 승낙 없이 설치된 분묘는 이장 청구 대상이 될 수 있어, 그 이전 분묘와 법적 취급이 다를 수 있습니다. 정확한 설치 시기 확인이 먼저입니다.

Q. 비고란에 분묘 이야기가 없으면 안심해도 되나요?
A. 실측 사례 중에는 "육안으로 확인되지 않은 분묘가 소재할 가능성 있음"이라고 별도로 적힌 경우도 있었습니다. 비고란에 언급이 없다고 분묘가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어 현장 확인이 필요합니다.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의 참고 자료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분묘기지권" 성립 여부는 분묘 설치 시기·점유 기간·경위에 따라 사건마다 다르며, 이 글에서 개별 물건을 판정하지 않습니다. 입찰 전 반드시 현황조사서·감정평가서와 비고란 원문을 직접 확인하고, 분묘 존재 여부와 철거·이장 가능성은 관할 법원·법무사·변호사와 상담하세요. 통계는 courtauction_dev.db court_items_current(2026-09-22 기준 진행 중 47,644건)의 비고란(mul_bigo)을 대법원 법원경매정보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집을사듀오가 자체 집계한 것입니다. ⓒ 집을사듀오 jipsadu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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