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낙찰받았는데 '땅'은 안 딸려온 겁니다 — 대지권 미등기·별도등기 488건, 절반이 시흥시였습니다

대지권 미등기·토지별도등기 지식글 커버

경매 물건 비고란에서 '대지권 미등기'나 '토지에 별도등기 있음'이라는 문구를 보면 일단 겁부터 납니다.

집은 낙찰받았는데 땅은 내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뜻처럼 들리니까요.

그래서 진행 중인 전국 경매 물건 42,627건을 직접 세어봤습니다. 두 문구가 붙은 물건이 488건이었습니다.

그런데 두 문구는 겉보기엔 비슷해도 원인이 완전히 다릅니다. 하나씩 구분해서 실제 사례로 확인해보겠습니다.

대지권 미등기 — '땅 등기가 아직 안 된 것'

아파트·오피스텔 같은 집합건물은 원래 건물(전유부분)과 땅(대지권)을 한 세트로 팝니다.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0조에 따라 구분소유자의 대지사용권은 전유부분의 처분에 따라가도록 되어 있어요. 건물을 사면 땅에 대한 권리도 원칙적으로 같이 따라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신축 초기에 대지 지분 이전등기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분양대금은 완납했는데 등기소 절차가 안 끝난 거예요. 이런 경우 '대지권 미등기'라고 표시됩니다.

문제는 “대지권 유무는 불분명”이라고 적힌 경우입니다. 이때는 대지사용권 자체가 있는지 없는지 법원도 확실히 모른다는 뜻이라 더 주의가 필요해요.

실제로 세어보니 297건, 최저가는 더 떨어져 있었습니다

2026년 9월 10일 기준 진행 중인 물건 42,627건 중 비고란에 '대지권 미등기'가 언급된 물건은 297건이었습니다.

대지권 미등기·토지에 별도등기 물건의 최저가율·유찰횟수 비교

전체 평균 최저가율이 63.4%인데 비해 대지권 미등기 물건은 평균 53.9%까지 떨어져 있었고, 평균 유찰 횟수도 2.05회에서 2.53회로 더 많았습니다.

실제 사례를 보면 이렇습니다. 2022타경1509 충주지원 상가는 목록 8~11번이 "대지권 미등기이며, 대지권 유무는 불분명"하다고 적혀 있고, 15회 유찰 끝에 최저가가 감정가의 4%까지 내려왔습니다.

2023타경84689 수원지방법원 동탄2신도시 오피스텔은 "대지권 미등기이나 매각목적물 및 평가에 포함됨"이라고 적혀 있어요. 이 경우처럼 대지권이 평가에 포함돼 있으면 미등기라도 가격에는 이미 반영된 것이라 상대적으로 안전한 편입니다.

2024타경6470 광주지방법원 빌라는 "대지권 유무는 알 수 없음"에 위반건축물 사실조회까지 겹쳐 10회 유찰, 최저가가 9%까지 내려간 사례입니다.

토지별도등기 — '땅에 남의 권리가 남아있는 것'

토지별도등기는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 대지권 등기 자체는 있는데, 그 땅에 건물과는 별개로 다른 권리(지상권·부기등기 등)가 얹혀 있다는 뜻이에요.

건물 경매로는 소멸되지 않고 땅에 그대로 남을 수 있는 권리라서, 매각물건명세서에서 그 권리가 낙찰로 없어지는지 아닌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191건 중 92건이 시흥시였습니다

'토지에 별도등기'가 언급된 물건은 191건이었는데, 이 중 92건(48.2%)이 경기도 시흥시에 몰려 있었습니다.

원인을 찾아보니 이유가 있었어요. 시흥시 사례 상당수가 "공유수면 관리 및 매립에 관한 법률에 따른 금지사항 부기등기"였습니다. 매립으로 만들어진 땅은 일정 기간 소유권 이전 등에 제한이 걸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 제한이 건물 등기와 별도로 토지 등기부에 남아 있는 거예요.

2025타경568 안산지원 시흥시 정왕동 근린시설은 "대지권의 목적인 토지에 별도등기('공유수면 관리 및 매립에 관한 법률'에 따른 금지사항 부기등기) 존재"라고 적혀 있고, 6회 유찰로 최저가가 12%까지 내려왔습니다.

반면 2024타경35321 여주지원 이천시 근린시설은 원인이 다릅니다. "대지권의 목적인 토지에 별도등기(을구5번 지상권설정등기) 있음"이라고만 짧게 적혀 있어요. 매립지가 아니라 토지에 지상권이 설정된 경우입니다.

토지별도등기 물건의 평균 최저가율은 58.5%로 전체 평균보다 낮긴 하지만, 대지권 미등기(53.9%)만큼 크게 떨어지진 않았습니다. 다만 평균치일 뿐, 개별 물건은 그 권리가 낙찰 후에도 살아남는지에 따라 위험도가 크게 갈립니다.

두 개념, 헷갈리지 않게 정리하면

대지권 미등기와 토지별도등기 개념 비교

대지권 미등기는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정리되는 절차 지연에 가깝고, 토지별도등기는 그 땅 위 권리가 낙찰 후에도 남을 수 있다는 점에서 성격이 다릅니다.

입찰 전 이런 순서로 확인합니다

  1. 비고란에 “대지권 유무 불분명”이라고 적혀 있는지, 아니면 “평가에 포함됨”이라고 적혀 있는지부터 구분하세요. 후자는 가격에 이미 반영된 경우가 많습니다
  2. 매각물건명세서에서 토지별도등기의 구체적 내용(지상권·저당권·부기등기 등)과 그 권리가 매각으로 소멸되는지 여부를 확인하세요
  3. 시흥시 등 매립지 조성 지역 물건이라면 '공유수면 관리 및 매립에 관한 법률' 관련 제한 여부를 특히 챙기세요
  4. 등기사항증명서를 직접 발급받아 토지·건물 등기부를 각각 확인하세요. 비고란 요약만 보고 판단하지 마세요
  5. 둘 다 해당 없는 물건보다 최저가가 낮게 형성돼 있다는 것 자체가 시장이 이미 리스크를 가격에 반영했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싸다고 바로 뛰어들지 말고 원인을 먼저 확인하세요
  6. 금액이 크면 입찰 전 전문가 상담을 받으세요

자주 하는 실수

  • '대지권 미등기'라는 단어만 보고 무조건 위험한 물건으로 단정하는 경우 — 평가에 포함됐는지에 따라 성격이 다릅니다
  • '토지별도등기'와 '대지권 미등기'를 같은 문제로 혼동하는 경우 — 원인도 다르고 해결 방법도 다릅니다
  • 토지별도등기의 권리 내용을 확인하지 않고 최저가만 보고 입찰하는 경우
  • 매각물건명세서를 안 보고 비고란 한 줄 요약만으로 판단하는 경우

두 문구 모두 등기부를 직접 확인하라는 신호입니다. 원인을 구분하면 막연한 공포가 줄어듭니다.

'이렇게 하면 된다'가 아니라, 위 기준으로 하나씩 확인하고 개별 사안은 전문가 상담을 거치시길 권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대지권 미등기 물건은 무조건 피해야 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매각물건명세서나 감정평가서에 대지권 가격이 이미 평가에 포함돼 있다고 적혀 있다면 등기 절차만 늦어진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대지권 유무 불분명”이라고 적힌 경우는 전문가 확인이 꼭 필요합니다.

Q. 토지별도등기가 있으면 그 권리를 제가 떠안게 되나요?
A. 경우에 따라 다릅니다. 매각으로 소멸되는 권리인지, 낙찰자에게 인수되는 권리인지는 매각물건명세서에 명시되므로 반드시 직접 확인해야 하고, 확실하지 않으면 전문가와 상담해야 합니다.

Q. 왜 시흥시에 토지별도등기 물건이 유독 많나요?
A. 이번 집계에서 확인된 191건 중 92건이 시흥시였고, 그중 상당수가 ‘공유수면 관리 및 매립에 관한 법률’에 따른 금지사항 부기등기였습니다. 매립으로 조성된 토지 특성상 이런 제한이 남아 있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보이며, 개별 물건은 등기사항증명서로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Q. 대지권 미등기와 토지별도등기, 둘 다 있는 물건도 있나요?
A. 이번 집계에서는 두 문구가 동시에 나타난 물건이 0건이었습니다. 원인이 다른 별개의 리스크라는 뜻입니다.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의 참고 자료이며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대지권 미등기·토지별도등기의 구체적 원인과 인수 여부는 매각물건명세서·등기사항증명서·감정평가서의 개별 기재에 따라 달라지고 최종적으로는 법원이 판단하는 사항이므로, 입찰 전 반드시 변호사·법무사 등 전문가와 상담하시고 관련 서류를 직접 확인하세요. 통계는 courtauction_dev.db court_items_current(2026-09-10 기준 진행 중 물건 42,627건)를 대법원 법원경매정보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집을사듀오가 자체 집계한 것이며, 법원 비고란에 기재된 문구를 세었을 뿐 개별 물건의 권리관계를 판정한 것이 아닙니다. ⓒ 집을사듀오 jipsadu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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