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류재산 공매 공고문 30건 중 5건, '전액 배분돼야 말소'라는 조건이 붙어 있었습니다 — 세금이 임차인보다 먼저 받아가면 생기는 일
온비드에서 '압류재산'이라고 적힌 물건을 보면 다들 '세금 체납 때문에 나온 거구나' 하고 넘어갑니다. 그런데 공고문을 실제로 읽어보면 임차인 이야기가 훨씬 많이 나옵니다.
저희가 수집한 압류재산 공매 공고문 30건을 전부 읽어보니 73.3%(22건)에 임차인·전입세대 관련 주의 문구가 있었고, 그중 5건(16.7%)에는 '임차보증금이 전액 배분되는 경우에 한하여 임차권등기가 말소된다'는 조건부 문구가 그대로 적혀 있었습니다. 이 조건부 문구가 바로 세금과 임차보증금 사이의 배당 순서 때문에 생기는 일입니다.
국세가 먼저냐, 임차보증금이 먼저냐 — 날짜로 갈립니다
국세기본법 제35조(국세의 우선)는 국세(세금)를 원칙적으로 다른 채권보다 먼저 배당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예외가 있습니다. 그 부동산에 저당권·전세권이 설정돼 있거나 임차인이 확정일자를 받아뒀는데, 그 설정일·확정일자가 국세의 법정기일(세금이 확정된 날)보다 빠르면 그 담보채권이나 임차보증금이 세금보다 먼저 배당받습니다.
반대로 확정일자가 국세의 법정기일보다 늦으면 세금이 먼저 전액 배당받고, 남는 돈이 있을 때만 임차보증금을 채웁니다. 배당으로 보증금이 전액 채워지지 않으면, 공고문에 적힌 것처럼 임차권등기가 말소되지 않고 그대로 남아 낙찰자가 떠안게 됩니다. 다만 재산세·종합부동산세처럼 그 부동산 자체에 매겨진 '당해세'는 이 선후 관계와 무관하게 항상 가장 먼저 배당받습니다.
압류재산 공매 공고문, 실제로 읽어보면 이렇습니다
온비드 공매 전체 11,926건 가운데 64.2%(7,661건)가 압류재산 공매이고, 이 중 74.5%(5,710건)를 세무서가 신청했습니다. 저희가 상세 공고문까지 수집한 30건을 전부 펼쳐 읽었는데, 전부 세무서가 신청한 건이었는데도 임차인·전입세대 관련 주의 문구가 없는 건 8건(26.7%)뿐이었습니다.
30건이라는 샘플은 작습니다. 다만 '세금 체납 물건이니 임차인 문제는 없겠지'라는 짐작과는 반대로, 실제 공고문에는 임차인 관련 경고가 더 자주 나왔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실제 공고문 두 건을 비교해보면
서울특별시 은평구 갈현동 (유)갈현상가 제818호(관리번호 2024-04393-029, 은평세무서 신청, 감정가 1억 4,100만 원)의 공고문에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대항력 있는 임차권등기는 임차보증금이 전액 배분되는 경우에 한하여 임차권등기가 말소되므로 사전조사 후 입찰바람". 이미 임차권등기가 설정돼 있고, 배당으로 보증금이 전액 채워지지 않으면 그 등기가 그대로 남는다는 걸 공고문이 먼저 알려주는 경우입니다.
반면 부산광역시 사상구 괘법동 아이더블유타워 주건축물제1동 제202호(관리번호 2026-10123-001, 북부산세무서 신청, 감정가 1억 9,800만 원)의 공고문에는 '전입일자: 2024.04.01.인 전입세대가 존재하며, 매수인에게 인수부담되는 임차보증금이 있을 수 있다'고만 적혀 있을 뿐, 국세의 법정기일이나 임차인의 확정일자는 나오지 않습니다. 전입일만으로는 대항력·배당 순서를 판단할 수 없고, 확정일자와 국세 법정기일은 매수인이 직접 확인해야 하는 부분으로 남아 있습니다.
입찰 전, 이 순서로 확인합니다
- 압류재산 공매는 경매와 달리 법원의 현황조사·매각물건명세서가 없습니다. 공고문에 나온 주의 문구는 '확인하라'는 안내일 뿐, 결과를 대신 판정해주지 않습니다
- 전입세대확인원·등기부등본으로 임차인의 전입일과 확정일자를 직접 확인합니다
- 국세의 법정기일은 공고문에 나오지 않으므로, 체납 세금의 규모·시점을 세무서에 문의하거나 보수적으로(확정일자가 늦다고 가정하고) 입찰가를 계산합니다
- '전액 배분돼야 말소'라는 조건부 문구가 있으면, 배당 재원(매각대금)이 임차보증금을 다 채우지 못할 가능성을 전제로 그 부족분까지 인수 비용에 넣어야 합니다
- 그 부동산 자체에 부과된 재산세·종합부동산세 같은 당해세가 있다면, 선후 관계와 무관하게 최우선으로 배당된다는 점도 함께 고려합니다
자주 하는 실수
- '압류재산 공매니까 세금 문제고, 임차인 문제는 없겠지'라고 단정하는 경우 — 저희가 확인한 30건 중 22건(73.3%)에 임차인·전입세대 주의 문구가 있었습니다
- 공고문의 '전입세대가 존재함'이라는 문구만 보고 날짜 비교 없이 안전하다거나 위험하다고 넘겨짚는 경우 — 확정일자와 국세 법정기일의 선후를 직접 비교해야 합니다
- 경매의 매각물건명세서처럼 공매 공고문도 법원이 조사해준 결과라고 착각하는 경우 — 공매는 현황조사 주체가 없어 매수인 책임으로 조사 범위가 넓습니다
확정일자·설정일이 국세 법정기일보다 빠른지 늦은지가 배당 순서를, 배당 결과가 임차권등기 말소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만 기억해두면, 공고문의 조건부 문구를 봤을 때 뭘 더 확인해야 하는지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압류재산 공매와 경매는 임차인 조사 방식이 어떻게 다른가요?
A. 경매는 법원이 집행관을 보내 현황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매각물건명세서로 공개합니다. 반면 압류재산 공매는 공고문에 '사전조사 후 입찰바람'이라는 안내만 있을 뿐, 한국자산관리공사가 현황조사를 대신 해주지 않습니다. 매수인이 직접 확인해야 하는 범위가 더 넓습니다.
Q. '전액 배분돼야 말소'라는 문구가 없으면 안전한 물건인가요?
A.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저희가 확인한 사례처럼 공고문에 전입일자만 적혀 있고 조건부 말소 문구가 없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도 확정일자·배당 결과에 따라 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문구가 없다고 안심하지 말고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Q. 당해세는 구체적으로 어떤 세금인가요?
A. 그 부동산 자체에 부과된 세금을 말하며, 재산세·종합부동산세 등이 대표적입니다. 당해세는 저당권 설정일이나 임차인 확정일자가 아무리 빨라도 선후 관계와 무관하게 가장 먼저 배당받습니다.
Q. 압류재산 공매는 대부분 세무서가 신청하나요?
A. 저희가 집계한 온비드 압류재산 공매 7,661건 가운데 74.5%(5,710건)를 세무서가 신청했습니다. 나머지는 지자체·공단 등이 신청한 경우입니다.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의 참고 자료이며 법률·세무 자문이 아닙니다. 국세와 임차보증금의 배당 순서는 법정기일·확정일자·당해세 해당 여부 등 사안마다 변수가 많으므로, 실제 입찰 전에는 반드시 공고문 원문과 등기부등본을 직접 확인하고 판단이 어려우면 전문가(세무사·법무사·변호사) 상담이 필요합니다. 통계는 onbid_dev.db(온비드 압류재산 공매 수집분, 2026-10-03 기준)를 한국자산관리공사 온비드(OnBid)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집을사듀오가 자체 집계한 것입니다. ⓒ 집을사듀오 jipsadu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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