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는 떠났는데 등기는 남았습니다 — 임차권등기 2,440건, 82%가 HUG였습니다

임차권등기 경매 지식글 커버

경매 비고란을 세다 보면 "임차권등기"라는 문구를 꽤 자주 만납니다. 세입자가 이미 이사를 나갔는데도 등기부에는 남아 있는, 조금 낯선 권리입니다. 왜 이사를 나갔는데 등기가 남아 있는지, 그리고 그게 낙찰자에게 무슨 의미인지 저희 데이터로 직접 세어봤습니다.

전국 진행 중인 법원경매 물건 48,692건 중 비고란에 임차권등기가 언급된 물건은 2,440건(전체의 5.0%)이었습니다. 그리고 그중 81.8%(1,996건)에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등장했습니다. 대부분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HUG가 대신 보증금을 지급하고 세입자의 권리를 넘겨받은 자리라는 뜻입니다.

임차권등기는 '이사 나가도 권리는 유지'하는 제도입니다

원래 대항력은 전입신고와 점유(실제 거주)를 계속 유지해야 인정됩니다. 그런데 계약이 끝났는데도 보증금을 못 받은 세입자가 어쩔 수 없이 이사를 나가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이사를 나가면 대항력을 잃어버릴 수 있어서,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3(임차권등기명령)에 따라 법원에 임차권등기를 신청하면 이사 후에도 이미 확보한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그대로 유지됩니다.

문제는 배당 절차에서 보증금을 전액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등기부에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 임차권등기가 있음"이라고 적혀 있으면, 배당에서 못 받은 잔액을 매수인이 떠안아야 합니다. 반대로 채권자(주로 HUG)가 "우선변제권만 주장하고 대항력을 포기한다"는 확약서를 제출하면, 그 잔액은 매수인이 인수하지 않습니다. 같은 "임차권등기"라는 단어인데 결과가 완전히 갈립니다.

실제로 세어보니, 인수형과 포기형은 가격이 반대로 움직였습니다

2026년 9월 24일 기준 진행 중인 물건 48,692건의 비고란을 전수 검색했습니다.

임차권등기 인수형 vs 포기형 실측 비교

비고란에 "대항할 수 있는" 문구가 있어 매수인이 인수해야 하는 물건은 152건으로, 평균 최저가율이 57.6%(전체 평균 62.6%보다 낮음), 평균 유찰 횟수는 3.55회였습니다. 반대로 "대항력 포기" 확약서가 제출돼 리스크가 정리된 물건은 655건으로, 평균 최저가율이 71.8%로 오히려 전체 평균보다 높았고 평균 유찰 횟수는 2.97회로 더 적었습니다. 나머지 1,633건은 비고란에 어느 쪽인지 명시돼 있지 않아 개별 확인이 필요합니다.

HUG 관련 물건이 1,996건(81.8%)으로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은, 이 유형의 물건 대부분이 개별 집주인과의 다툼이 아니라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 이후 HUG가 대위변제하고 채권을 승계한 자리라는 뜻입니다. 용도별로는 연립·다세대·빌라가 695건, 아파트 474건, 오피스텔 361건 순이었고, 법원별로는 고양지원 447건, 서울남부지방법원 413건, 안산지원 228건 순으로 수도권에 몰려 있었습니다.

같은 '임차권등기', 유찰 16회와 유찰 0회로 갈린 이유

임차권등기 실제 사례 — 인수형과 포기형

2023타경23304(통영지원) 다세대는 "매수인에게 대항 할 수 있는 을구 14번 임차권등기 있음. 배당에서 보증금이 전액 변제되지 아니하면 잔액을 매수인이 인수함"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감정가 8,500만원짜리가 16회 유찰되며 최저가가 122.8만원 (최저가율 1%)까지 내려갔습니다.

2023타경1694(원주지원) 아파트도 같은 패턴입니다. "대항할 수 있는 을구 3번 주택임차권등기(임대차보증금 1억 9천만원, 전입일자 2022.08.22, 확정일자 2022.07.25)가 있으므로 배당에서 전액 변제되지 않으면 잔액은 매수인이 인수함"이라고 구체적으로 적혀 있고, 역시 16회 유찰돼 최저가율이 3%까지 내려갔습니다.

반대로 2025타경57274(수원지방법원) 아파트는 "신청채권자가 우선변제권만 주장하고 대항력 포기와 임차권말소에 동의한다는 인수조건변경 확약서가 제출됨에 따라 매수인은 인수하지 않음"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감정가 5억 9백만원 물건이 첫 회차 (유찰 0회, 최저가율 100%)에 진행 중이었습니다. 2026타경50378(수원지방법원) 아파트도 HUG의 대항력 포기 확약서가 제출돼 같은 상태였습니다.

임차권등기 있는 물건, 이 순서로 확인합니다

  1. 비고란에서 "대항할 수 있는"인지 "대항력을 포기"인지부터 정확히 구분합니다. 단어 하나 차이로 인수 여부가 갈립니다
  2. "대항력 포기" 확약서가 있어도 제출 주체와 날짜를 확인합니다. 확약서가 배당기일 이전에 정식으로 제출·인정된 것인지가 중요합니다
  3. 어느 쪽인지 비고란에 명시가 없는 물건(이번 집계에서 1,633건)은 등기사항전부증명서와 매각물건명세서 원문에서 임차보증금·배당요구 여부를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4. 인수형이라면 인수해야 할 잔액(보증금 − 예상 배당액)을 입찰가에 미리 반영해서 계산합니다. 최저가가 낮다고 무조건 싼 게 아닙니다

자주 하는 실수

  • "임차권등기"라는 단어만 보고 전부 위험하다고 지레 겁먹는 경우 — 실측상 81.8%(HUG 관련)를 포함한 상당수는 대항력 포기로 리스크가 정리된 물건입니다
  • 최저가율이 100%(유찰 0회)라서 안전하다고만 보는 경우 — 초회 매각이라 아직 인수 여부가 시세에 반영되지 않았을 수 있어 비고란을 직접 읽어야 합니다
  • 포기 확약서가 있다는 문구만 보고 끝까지 안 읽는 경우 — 확약서의 조건(우선변제권만 주장, 잔존 채권 포기 범위)까지 확인해야 인수 여부가 명확해집니다

임차권등기는 그 자체로 위험 신호가 아니라, 대항력이 어떻게 정리됐는지를 확인하라는 신호입니다. 비고란 한 줄에서 "인수"와 "포기"를 구분하는 것이 첫 단추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임차권등기가 있으면 무조건 위험한가요?
A. 이 글에서 개별 물건을 판정하지 않습니다. 실측상 임차권등기가 있는 물건 중에도 대항력 포기 확약서가 제출돼 매수인이 인수하지 않는 경우가 655건 있었고, 반대로 매수인이 인수해야 하는 경우도 152건 있었습니다. 비고란과 등기 원문을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Q. HUG(주택도시보증공사)가 왜 임차권등기에 자주 등장하나요?
A.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에 가입한 세입자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면 HUG가 대신 지급(대위변제)하고 세입자의 임차권을 승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집계에서 임차권등기 물건의 81.8%에 HUG가 등장한 것도 이런 구조 때문으로 보입니다.

Q. 대항력 포기 확약서가 있으면 안심해도 되나요?
A. 확약서의 조건(우선변제권만 주장하는지, 잔존 채권을 포기하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과 제출 시점을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이 글에 인용된 사례들도 확약서 문구를 그대로 옮긴 것으로, 개별 물건마다 표현이 다를 수 있습니다.

Q. 비고란에 인수·포기 언급이 없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이번 집계에서 1,633건이 이런 경우였습니다. 등기사항전부증명서와 매각물건명세서 원문에서 임차보증금 액수, 배당요구 여부, 전입일·확정일자를 직접 확인해야 하며, 판단이 어려우면 전문가 상담이 필요합니다.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의 참고 자료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임차권등기"가 있는 물건의 위험도는 등기 내용·배당 결과에 따라 물건마다 다르며, 이 글에서 개별 물건을 판정하지 않습니다. 입찰 전 반드시 등기사항전부증명서·현황조사서·매각물건명세서 원문으로 대항력 포기 여부와 배당 순위를 직접 확인하고, 인수 금액 판단은 법무사·변호사와 상담하세요. 통계는 courtauction_dev.db court_items_current(2026-09-24 기준 진행 중 48,692건)의 비고란(mul_bigo)을 대법원 법원경매정보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집을사듀오가 자체 집계한 것입니다. ⓒ 집을사듀오 jipsadu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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