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권 신고 442건을 세어봤더니, '성립 확인' 판결이 적힌 건 1건이었습니다

유치권 지식글 커버

경매 물건을 보다가 비고란에서 '유치권 신고'라는 문구를 만나면 대부분 거기서 창을 닫습니다.

공사대금 몇 억을 낙찰자가 떠안는다는 얘기를 어디선가 들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 문구는 누군가 신고서를 냈다는 사실을 적어둔 것이지, 유치권이 성립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이 둘의 차이가 실제로 얼마나 큰지, 진행 중인 전국 경매 물건을 전부 세어서 확인해봤어요.

유치권이 뭐길래 무서워하나

유치권은 남의 물건에 관해 생긴 채권을 받을 때까지 그 물건을 붙잡아 둘 수 있는 권리예요.

민법 제320조에 나옵니다. 건물을 지어준 공사업체가 공사대금을 못 받았을 때가 대표적이에요.

경매에서 이게 무서운 이유는 말소되지 않고 낙찰자에게 넘어가기 때문입니다.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은 매수인이 유치권으로 담보되는 채권을 변제할 책임이 있다고 정하고 있어요.

근저당처럼 배당받고 사라지는 권리가 아니라, 낙찰가와 별도로 물어야 하는 돈이라는 뜻이죠.

그래서 유치권이 진짜로 성립하면 '싸게 산 물건'이 순식간에 '비싸게 산 물건'이 됩니다.

그런데 '신고'는 성립 요건이 아닙니다

여기서 많이들 헷갈리는 지점이 있어요.

유치권은 등기하는 권리가 아닙니다. 등기부를 아무리 봐도 나오지 않아요.

그래서 자기 권리를 알리려면 법원에 신고서를 내는데, 법원은 그걸 접수했다는 사실만 비고란에 적어둡니다.

심사해서 인정해준 게 아니라, '이런 주장이 들어왔으니 입찰자가 알아서 확인하라'는 안내에 가까워요.

실제 성립은 점유를 하고 있는지, 그 채권이 이 물건에 관해 생긴 것인지 같은 요건을 따져야 정해집니다.

그리고 그 판단은 결국 소송으로 갑니다.

그래서 세어봤습니다 — 신고 442건, 성립 확인은 1건

개념 설명만 하면 다른 글과 똑같으니, 저희가 가진 전국 경매 데이터를 직접 집계했어요.

2026년 9월 1일 기준 진행 중인 물건 38,460건 중 비고란에 유치권이 언급된 물건은 579건이었습니다.

법원 비고란 유치권 문구 전수 집계

'신고'가 적힌 물건이 442건이었어요.

그런데 성립 여부나 여지가 불분명하다고 함께 적힌 물건이 397건입니다. 유치권 표기 물건의 68.6%예요.

법원조차 성립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로 매각이 진행된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비고란에 유치권 존재확인 판결이 명시된 물건은 1건이었습니다.

'유치권 부존재'라는 문구가 적힌 물건은 78건으로, 그보다 훨씬 많았고요.

다만 이건 비고란에 적힌 문구를 센 것이지 유치권의 실제 성립 여부를 판정한 값은 아니에요. 적히지 않은 사정까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래도 방향은 분명합니다. 신고는 흔하고, 확정된 성립은 드물게 기록된다는 것이죠.

유치권 물건은 실제로 얼마나 싸질까

유치권 표기 물건과 나머지 물건 비교

유치권이 표기된 물건은 평균 2.69회 유찰돼, 나머지 물건(2.03회)보다 더 많이 떨어졌습니다.

평균 최저매각가율은 65.9%로 나머지(76.8%)보다 10.9%p 낮았어요.

유찰이 5회 이상 쌓인 비율도 19.2%로, 나머지(11.1%)의 약 1.7배였습니다.

성립이 확정되지 않았는데도 가격은 확실하게 내려간다는 게 데이터로 보이는 셈이죠.

불확실성 자체가 할인 요인이 되는 구조입니다.

용도별로 보면 쏠림이 뚜렷했어요. 아파트는 4,811건 중 16건(0.33%)에 불과했습니다.

반면 상가·근린시설은 6,570건 중 193건(2.94%)으로 약 8.9배였어요.

공사대금이 얽히기 쉬운 건물 유형에 몰려 있다는 뜻입니다.

실제 사례 세 건을 보겠습니다

같은 '유치권 신고'라도 끝이 얼마나 다른지, 비고란 원문이 있는 물건으로 확인해볼게요.

① 신고했지만 부존재 판결이 난 경우 — 2024타경136950 (서울남부지방법원)

구로동 신도림테크노마트 물건입니다. 감정가 10억 5,100만원, 4회 유찰로 최저가가 5억 3,811만원(51%)까지 내려왔어요.

비고란은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유치권 신고서가 제출되었고, 이에 대하여 유치권이 부존재한다는 확정판결이 있음"

신고는 있었지만 법원이 부존재를 확정한 사례예요. 매각기일은 2026년 9월 15일로 기록돼 있습니다.

② 소명을 못 해 철회까지 간 경우 — 2024타경14765 (인천지방법원)

중구 중산동 근린시설이고 감정가 5억 6,500만원입니다.

한 법인이 공사 관련 4억 8,920만원의 유치권신고 및 유익비상환청구서를 냈어요.

법원은 소명자료를 내라고 명했지만 제출되지 않았고, 채권자는 배제신청서를 냈습니다.

현황조사에서도 유치권 행사를 알리는 현수막 등은 없었다고 적혀 있어요.

결국 신고인이 철회서를 제출했는데, 그런데도 비고란 마지막 문장은 "유치권성립여부 불분명함"입니다.

법원은 끝까지 성립을 단정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는 문장이에요.

③ 존재확인 판결까지 받은 드문 경우 — 2024타경541274 (인천지방법원)

미추홀구 용현동 오피스텔입니다. 감정가 2억 9,200만원인데 5회 유찰로 최저가가 7,010만원(24%)까지 떨어졌어요.

비고란에 한 법인의 유치권존재확인 판결정본(인천지법 2025가단216430)이 첨부된 보정서가 제출됐다고 적혀 있습니다.

감정가의 24%라는 가격에는 이유가 있었던 셈입니다. 싼 게 아니라 얹어야 할 게 있는 물건일 수 있어요.

입찰 전 이런 기준으로 확인합니다

'유치권 있으면 무조건 피하라'도, '어차피 대부분 가짜다'도 둘 다 위험한 태도예요.

확인할 것을 순서대로 확인하는 게 맞습니다.

  1. 매각물건명세서에서 유치권 관련 기재가 '신고 접수'인지 '부존재 판결'인지 '존재확인 판결'인지 문구를 그대로 읽으세요
  2. 신고 금액이 얼마인지 확인하세요. 최저가에 그 금액을 더한 값이 실질 매입가가 될 수 있습니다
  3. 현황조사서에서 점유 상태를 확인하세요. 유치권은 점유가 핵심이라 현수막·시건장치·상주 인원 같은 기록이 중요합니다
  4. 배제신청서가 제출됐는지, 소명자료 제출 명령에 응했는지 확인하세요
  5. 관련 소송의 사건번호가 적혀 있으면 그 사건의 결과를 확인하세요
  6. 상가·근린시설·신축 건물이라면 공사대금 유치권 가능성을 특히 두껍게 보세요
  7. 금액이 크면 입찰 전에 전문가 상담을 받으세요. 여기서 아끼는 비용이 가장 비쌉니다

자주 하는 실수

  • '유치권 신고'만 보고 물건을 아예 후보에서 지워버리는 경우 — 부존재 판결이 이미 난 물건도 있습니다
  • 반대로 '어차피 대부분 성립 안 된다'며 점유 상태를 확인하지 않고 들어가는 경우
  • 신고 금액을 확인하지 않고 최저가만으로 수익률을 계산하는 경우
  • 비고란에 적힌 소송 사건번호를 그냥 지나치는 경우 — 결과가 이미 나와 있을 수 있습니다
  • 공사가 중단된 신축 건물을 일반 물건과 같은 기준으로 보는 경우

유치권은 겁내야 할 대상이 아니라 확인해야 할 항목입니다.

'이렇게 하면 된다'가 아니라, 위 기준으로 하나씩 확인하고 개별 사안은 전문가 상담을 거치시길 권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비고란에 '유치권 신고'가 있으면 낙찰자가 무조건 그 돈을 물어야 하나요?
A. 아닙니다. 신고는 그런 주장이 접수됐다는 사실의 기록이고, 성립 여부는 점유·견련관계 등 요건을 따져 별도로 판단됩니다. 진행 중 물건을 집계해보니 유치권이 표기된 579건 중 397건(68.6%)은 법원 비고란에 '성립 여부 불분명'이라고 함께 적혀 있었습니다.

Q. 유치권은 등기부를 보면 확인할 수 있나요?
A. 아니요. 유치권은 등기하는 권리가 아니라서 등기사항증명서에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매각물건명세서의 기재와 현황조사서의 점유 상태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Q. 유치권이 성립하면 낙찰가와 별도로 돈을 내야 하나요?
A.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은 매수인이 유치권으로 담보하는 채권을 변제할 책임이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배당으로 소멸하는 권리가 아니어서 최저가에 인수 가능액을 더해 실질 매입가를 계산해야 합니다. 구체적인 금액과 책임 범위는 사안마다 다르므로 전문가 상담이 필요합니다.

Q. 아파트에도 유치권이 흔한가요?
A. 상대적으로 드뭅니다. 2026년 9월 1일 기준 진행 중인 아파트 4,811건 중 유치권이 표기된 물건은 16건(0.33%)이었고, 상가·근린시설은 6,570건 중 193건(2.94%)으로 약 8.9배였습니다. 공사대금이 얽히기 쉬운 건물 유형에 몰려 있습니다.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의 참고 자료이며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유치권의 성립 여부는 점유·견련관계·변제기 등 개별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고 최종적으로는 법원이 판단하는 사항이므로, 입찰 전 반드시 변호사·법무사 등 전문가와 상담하시고 매각물건명세서·현황조사서·감정평가서를 직접 확인하세요. 통계는 courtauction_dev.db court_items_current(2026-09-01 기준 진행 중 물건 38,460건)를 대법원 법원경매정보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집을사듀오가 자체 집계한 것이며, 법원 비고란에 기재된 문구를 세었을 뿐 유치권의 실제 성립 여부를 판정한 것이 아닙니다. ⓒ 집을사듀오 jipsadu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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